[청소년의 시각] "당신의 평범함에 팔로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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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당신의 평범함에 팔로우하세요"
  • 성은재 청소년기자
  • 승인 2021.01.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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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보다 내 모습, 내 일상이 중요해
수원연무중 2학년 성은재
수원연무중 2학년 성은재

“좋아요, 팔로우해요” 

SNS상에서 모두가 가장 원하는 말이 아닐까? 

저마다 멋진 사진과 글을 너도나도 올리는 이유이다. 그런데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이 아이러니하다. 

표지 속에 내 또래 친구의 모습이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표지 안에 있는 친구는 하트를 보내는 수많은 핸드폰 사이에서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책은 14살 소녀 비의 이야기다. 비는 ‘비의 연대기’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엄마와 운영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이지만, 비는 인스타그램 속에 있는 자기 모습은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며 엄마와 친구, 그리고 자기 자신과 갈등을 겪게 된다. 

비는 ‘안티 비’로 활동하면서 자신을 팔로우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방해 작전을 펼치지만, 팔로워 수는 늘어만 간다. 

비는 고민 끝에,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진짜 자신의 모습과 일상생활 속 즐거움을 엄마와 친구와 함께 찾아가면서 ‘우리 연대기’라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게 되는 이야기다.

비의 모습에 나 자신을 볼 수가 있었다. 나는 SNS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데, 나의 생활을 누군가가 본다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비가 ‘안티 비’로 활동하면서까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방해하려고 했던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요즘 우리는 두 개의 세상에서 사는 것 같다. 하나는 인터넷 속 세상이고, 나머지는 현실 속 세상이다. 

우리가 가끔씩 친구들과 싸울 때 짜증이 나는 것처럼, 자신이 올린 글에 악플이 달리거나 좋아요 수를 많이 얻지 못하면 화가 나고 절망감이 들 때도 있다. 

사이버 왕따와 같이, 사이버폭력처럼 너무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현실 속에서 비의 행동이 엄청나게 용감한 전사처럼 멋있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무려면 어때.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들이라면 어디로 가든 우리를 팔로우 할 거야.”라는 문장이다.

비의 엄마는 ‘우리 연대기’라는 새로운 계정을 시작했을때 팔로워 수가 적을 까봐 걱정했지만, 비는 가상 세계인 SNS상에서의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보다, 내 인생과 내 주위에 있는 실제 사람들이 훨씬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현명한 아이인 것 같다.

위 문장에서도 그걸 보여주는 것 같다. 비는 팔로워나 좋아요 수보다, 비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중요시하며 갈등하는 비와 엄마를 보며, SNS문제 뿐만 아니라, 꿈을 찾아가는 과정과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한 나 자신이 아니었나 반성 해본다.

나는 이 책을 나와 같은 10대 청소년들한테 추천해주고 싶다. 요즘 청소년들은 SNS를 전혀 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금 같은 '언택트' 상황 속에서 SNS가 주는 이로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SNS 스타를 팔로우하며 그들의 삶을 동경하고, 그에 반해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일상이 초라함을 느끼기도 한다. 맛집을 가거나 여행지를 갔을 때, SNS에 올릴 사진만 찍다 보면, 정작 그곳에서의 즐거움을 맘껏 즐기지 못한 채 돌아오곤 하는 경험이 있다.

주객이 바뀐 것이다. 청소년들은 SNS를 하면서 자꾸 자기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고, 자신의 삶을 원망할 때도 있다. 청소년인 만큼 마음을 다잡고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가 주인공인 비를 통해 강조하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의 공간이 있을 것이다. 화려한 사진이 가득 찬 SNS와 늘어나는 팔로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공간에 뿌리내릴 나 자신이라는 자존심의 수치가 아닐까?

‘나를 팔로우 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숨음 뜻을 이제 알겠다.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팔로우하세요.” 책을 다 읽은 후, 제목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편집/구성 = 김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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