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단] “같이 말라 죽을 사람 구해요”
상태바
[청소년기자단] “같이 말라 죽을 사람 구해요”
  • 송연서 청소년기자
  • 승인 2021.08.25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대 사이에서 심각한 거식증 문화, 프로아나
그림 = 안예나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경성 식욕부진으로 가장 많은 집단은 10대 여성(14.4%, 1208명)이었다. 

다음으로 80세 이상 여성(13.1%, 1103명), 70대 여성(13.0%, 1093명), 20대 여성(11.4%, 957명)순으로, 1020대 청소년·청년 여성으로만 2천 명이 넘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접속해보면, 10대와 20대 여성층 사이에서 이른바 ‘프로아나족’이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프로아나’족(族)이란 Pro(찬성)와 Anorexia(거식증)의 합성어로, 무작정 먹고 토하기를 반복해 지나칠 정도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것이다. 

프로아나를 검색하면 나오는 트윗. / 사진 = 트위터 갈무리

프로아나족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프로아나’, ‘#개말라’, ‘#뼈말라’, ‘#프로아나트친소’와 같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작성한다. 

대부분의 ‘프로아나족’들은 마른 여성의 사진 또는 갈비뼈가 다 보일 정도로 마른 모습의 사진을 올려놓고 ‘저랑 열심히 조이실(위를 줄일) 분 구해요’, ‘저랑 같이 말라죽으실 분?’, ‘여름까지 3nkg 목표로 빡세게 조이실 뿐 구해요’ 등과 같은 글을 올린다. 

또 이들은 자신의 키에서 120, 125의 값을 뺀 몸무게가 되면, 자신들을 각각 ‘개말라’ 또는 ‘뼈말라’로 칭한다. 

자신의 키가 160이라고 가정했을 때, 소위 ‘개말라’가 되려면 자신의 몸무게가 40kg가 되어야 하며, ‘뼈말라’가 되려면 35kg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들은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매와 몸무게에 도달하기 위해 단식, 초절식, 씹뱉(씹고뱉기), 먹뱉(먹고뱉기) 등을 하거나 변비약과 이뇨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한다. 

프로아나족이라고 하는 한 고등학생은 본인을 ‘섭장녀(섭식장애녀)’라고 소개하며, ‘ugw(최종목표체중)’에 달성하고 위장에 혹이 생겼지만, 다시 ‘먹토(먹고 토하기), 씹뱉(씹고 뱉다), 거식, 폭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몸의 위험 신호가 느껴져도 적당한 치료방법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에 전문가들은 프로아나족들의 행동을 거식증의 한 종류이자, 지속할 경우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질환으로 보고 있다.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신체적, 정신적 기능 손상을 유발하는 섭식장애의 종류 중 하나로, 이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된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거식증을 매우 위험한 질환으로 말하며, 1955년 10년 동안 사망할 확률이 약 6%에 달하는 정신과 질환이다. 이는 정신질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거식증이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도 동반돼 자살률도 높아 청소년들에서 가장 우선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꼽았다.

또 프로아나족의 극단적인 식습관은 빈혈과 탈모 등은 물론이고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는 원인으로 되고, 여성에게는 생리불순·폐경·불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뇌 성장이 급격히 진행되는 청소년기에는 성격적 문제나 강박장애 등 정신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
 
이들은 본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잘 인지하지 못하므로 부모나 친구 등 주변인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도 프로아나족의 확산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론화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수원연무중 3학년 송연서
수원연무중 3학년 송연서

 



주요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