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단] 맛있는 치킨 속 숨겨진 이야기...‘치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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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단] 맛있는 치킨 속 숨겨진 이야기...‘치킨의 역사’
  • 지승현 청소년기자
  • 승인 2022.04.1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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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흑인 노예들의 먹던 음식
양념치킨, 치킨 무를 만든 한국 치킨업계
그림 = 박시윤
그림 = 박시윤

하루일과를 마치면 갑자기 밤마다 찾아오는 배고픔으로 야식을 찾게 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를 외치며 시키는 맛있는 야식 메뉴가 많지만 이 중 하나인 ‘치느님’ 치킨이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한류열풍이 불면서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맥주의 합성어 '치맥'(chimaek)이 추가됐을 정도로 한국인에겐 치킨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야식이자 간식이자 최고의 소울푸드이다. 

우리는 ‘치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순살치킨, 양념치킨, 간장치킨, 옛날통닭 등 다양한 회사의 다채로운 치킨들을 생각하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치킨은 바삭바삭한 ‘프라이드치킨’일 것이다.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는 튀김의 역사가 일어난 13세기 지중해 일대의 서유럽 국가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서유럽 국가들은 로마의 가톨릭의 강력한 영향 아래에 있었다. 가톨릭교회는 예수의 죽음 전 40일간을 말하는 사순절을 속죄와 참회의 날로 지정해 사순절 기간에는 고기 먹는 것을 금지시켰다. 

사순절 기간이 계속되고 있는 중, 고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고도, 고기와 비슷한 만족감을 느낄 방법을 고민해 그 결과 튀김을 찾아냈다. 

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순절 기간에도 먹을 수 있었던 채소나 생선을 밀가루에 묻히거나 반죽을 입혀 튀겨 먹었다. 튀김은 바삭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로 중세 유럽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프라이드치킨을 처음으로 튀긴 사람은 알 수 없으나, 15세기 프랑스인들은 치킨의 먼 조상이 되는 음식을 만들었다. 

그들은 ‘프리카세'(Fricassee)라는 음식을 만들었는데, 닭고기를 살짝 튀긴 다음 화이트소스를 붓고, 끓인 음식이다. 사실상 튀김보다는 스튜에 가까운 음식이지만 닭고기를 튀긴 첫 음식이라 치킨의 먼 조상이 되었다. 

How to make Chicken Fricassee 중 프리카세 모습. / 사진 = 유튜브 올띵스그린 캡처

프랑스의 ‘프리카세’는 영국으로 전해져, 18세기 스코틀랜드인들이 만든 ‘프리카세’는 닭고기를 조각낸 뒤 달걀 물과 빵가루를 묻혀 갈색이 나도록 튀겨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과의 프라이드치킨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모습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라이드치킨의 모습이 나온 시기는 바로 19세기이며, 미국 남부의 면화 농장의 핵심 노동력이었던 흑인 노예들의 서글픈 역사와 관련 있다.

당시 흑인 노예들은 영양 공급원으로 백인 농장주가 먹다 남은 비교적 살이 없는 부위인 날개와 발목을 가져와 요리를 하게 된다.

오븐이 없는 흑인 노예들은 굽는 방법 대신 밀가루 반죽을 입혀서 기름에 튀겨 강한 신료와 소금을 버무리는 등 미국 스타일의 독특한 프라이드치킨이 되었다. 

이 프라이드치킨은 흑인들에게 고통스러운 노예 시절에 위안을 주는 얼마 안 되는 음식이라, 프라이드치킨을 ‘흑인들의 소울푸드‘라고 불리는 것이다. 나중에 프라이드치킨은 백인들의 식탁에도 오르게 되었다. 

미국 특색의 프라이드치킨은 세계적인 음식으로 발돋움시킨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인 KFC이다. 

KFC 창립자인 샌더스가 자신만의 비법 양념을 개발해 개성 있고, 풍미 있는 맛을 만들고, 압력 튀김기로 프라이드치킨이 부드러워지도록 하여 KFC는 미국과 전 세계 시장을 공략했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 초 한국인들은 특별한 날이 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통닭(닭을 통째로 튀긴 음식)을 먹으며 그날을 기념했다. 우리나라에 프라이드치킨이 들어온 것은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였다. 

1977년 한국 최초의 프라이드 치킨집인 림스치킨을 시작으로, 페리카나, 처갓집 등 프랜차이즈 치킨 기업이 등장하며 프라이드치킨이 알려졌다. 

1984년 KFC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정점을 찍고, 치킨은 통닭을 밀어내고, 치킨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닭 요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프라이드치킨은 기름진 음식이라 느끼함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1980년대 말 국내 치킨 체인 브랜드 페리카나와 멕시카나은 고추장이나 간장, 물약, 마늘, 물엿 등을 섞어 매콤달콤한 양념을 만들었다. 

멕시카나에서 만든 치킨 무 또한 프라이드치킨의 느끼함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 프라이드치킨을 먹지 않은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여 치킨을 국민 간식의 반열에 올려놓은 결정적인 주역이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중요한 행사들이 연이어 열리면서 치킨과 맥주는 한국식 축제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한국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는 기적 같은 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그 순간을 기념하기도 했다. 2002년 이후 치킨집 수는 급증했고, 치킨과 맥주를 합친 ’치맥‘이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수원공고 3학년 지승현
수원공고 3학년 지승현

편집/구성 = 김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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