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11대 중, 96대가 중국산 전기버스
요즘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시내버스 중 전기버스를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전기버스는 경유(디젤), 천연가스를 연소시켜 운행하는 ‘내연기관 버스’와는 달리,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연료비가 값싼 장점이 있으며, 내연기관 버스와는 달리 진동과 소음이 매우 적은 것이 특징이다.
많은 지자체와 버스 회사에서 기존 내연기관 버스를 대체하기 위한 대책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기버스의 수요가 늘면서 전기버스를 제작하는 회사도 다양해졌는데, 현재 한국에서 전기버스를 제작해서 판매하는 회사는 총 4곳이 있다.
그러나, 버스 업계에서는 국산 전기버스보다 수입산 전기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데, 전기버스를 주로 수입하는 국가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2021년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는 한국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 35.9%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전기버스 시장에서 빠르게 발을 뻗어 나가고 있다.
일례로, 현재 경기도 부천시 시내버스의 대부분을 운행하고 있는 ‘S’ 여객이 보유하고 있는 전기버스 전체 111대 중, 약 87%에 달하는 양인 96대가 중국산이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산 전기버스 대비 1~2억 원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버스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 뒤에 숨은 문제점이 있었다.
전기버스를 구매하게 되면 지자체에서 전기버스 보조금을 2억여 원 정도 지급하는데, 중국산 전기버스는 지급되는 보조금보다 더 싼 가격인 1억 원대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값싼 중국산 전기버스를 구매하게 되면 차량을 구매하고 남은 보조금은 자연스럽게 버스회사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이를 막기 위해, 전기버스 구매 대금 중 1억 원 이상은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최소자기부담금제도’를 도입했으나, 중국 전기버스 회사들은 유류비, 부품 제공 등 갖가지 편법을 사용해가며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수입산 전기버스를 구매하면서 버스 회사가 받는 보조금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세금이므로, 이 전기버스를 구매할 때마다 세금이 국외로 반출된다는 문제도 있다.
전기버스는 경유(디젤)나 천연가스를 연소시켜 운행하는 내연기관 버스와는 다르게 배터리에서 나온 전력으로 모터를 구동시켜 운행하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중국산 전기버스는 중국산 배터리와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 일부 제품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검증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전기버스를 개발해 판매하려는 중소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은 계속되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도입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는 곧 전기버스 내수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다.
중국산 전기버스를 구매하여 출고하는 버스 회사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이 버스들을 볼 수 있을 도시가 많아질 전망이다. 버스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시민의 발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편집/구성 = 김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