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나에게 '더벤티'보다 '스타벅스'의 가격이 가치가 높아
상태바
[청소년의 시각] 나에게 '더벤티'보다 '스타벅스'의 가격이 가치가 높아
  • 김동현 (청심국제고 1학년)
  • 승인 2022.08.31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모든 것의 가격'을 읽고 나서
청심국제고 1학년 김동현
청심국제고 1학년 김동현

이 책은 살면서 경험하거나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모든 것에 가격이 있다고 말한다.

‘가격’이란 교환되는 물건들을 상대적 가격 바로 그들 사이의 상대적 가치인 것이다. 특정 사물의 가격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결정되는 주관적인 성질이다.  

매일 마시는 커피나 매일 쓰는 마스크뿐 아니라, 대통령 선거 때 유권자 확보를 위한 광고에도 가격이 있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보여준 사례들이 오히려 모든 것을 가격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목숨이나 장기처럼 시장에서 가격을 적절히 매길 수 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가격에만 의존한 결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서론에서 저자는 자신이 회사 근처 어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지 고민한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인간이 이런 사소하고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최대 효용을 얻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보여준다.

내 생활을 되돌아봤을 때에도 그렇다.

예를 들어 지난 겨울 일산 학원가에서 하루 종일 공부할 때 매일 점심 시간에 나는 커피의 질이 좋은 '스타벅스'를 갈지, 아니면 양이 많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더벤티'에 가서 커피를 사먹을 지 고민했다. 결과적으로 겨울 내내 간 곳은 스타벅스였다.

더벤티는 양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스타벅스는 양도 적당하고 독보적인 바닐라 맛을 제공했다.

그림 = 박시윤
그림 = 박시윤

경제학적으로 보면, 나의 커피 선택은 스타벅스를 마실 때의 기회비용이 더벤티를 마실 때의 가격보다 낮았다고 분석됐다. 달리 말하면 스타벅스 커피의 가치가 더벤티 커피의 가치보다 나에게 높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는 매순간 더 큰 효용을 얻고 경제적으로 합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책 속에서 호주 연구팀은 다양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특정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행복도를 수치화 했다.

1.65~2.45만 달러의 공돈이 생기면 결혼했을 때와 거의 비슷한 행복도가 증가한다. 17.83~18.76만 달러를 잃는 것은 자녀 죽음과 비슷한 수준의 불행을 가져온다.

연 소득 2.4만 달러 이하 미국인 중 30%가 우울증을 겪지만 연소득 6만 달러 이상의 사람들 중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13%이다. 물질적 부는 행복 증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신앙이 금전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것은 신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느끼는 행복감으로 마치 보험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사람들은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한다.

세속적인 세계에서 많은 기회를 가진 사람들, 즉 높은 임금을 받아 시간에 대한 손실이 큰 사람은 엄격한 종교를 보다 요구 사항이 어렵지 않은 신앙을 선택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장 열성적이고 엄격한 종교는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종교 이외 다른 곳에 종사할 기회가 부족하므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의 헌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신앙에 투자한다.

사회학자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한 보험으로서 종교적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국가가 발전할수록 감소한다고 제한했다.

부유한 나라치고 미국에 빈곤층이 많다는 사실은 미국이 신앙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는 이유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가장 종교적인 주가 가장 출산율이 높은 동시에 가장 가난했다. 

한편, 나는 자유 경쟁이 극심한 불평등을 낳는다는 저자의 비판에도 동의한다. 예컨대, 미국의 보통 노동자와 CEO 간 연봉 격차는 1천100배 가량이고, 2009년 메이저리그에서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간 연봉총액 격차는 약 20배다.

이에 대해 흔히 노동시장이나 스포츠리그는 자유 경쟁 시장이며, 이 격차가 정당하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그 생각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CEO의 임금이나 야구단의 연봉액은 경쟁에서 승리한 ‘보상’이 아니라 이미 시장 영향력이 강한 쪽의 선택에 의존한다. 둘째, 표면상으로는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경쟁하는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합리적인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 야구에서 두산베어스는 잘 키운 선수를 매년 돈이 없어 타 구단에 매각한다.

반면 SSG처럼 부유한 구단은 돈으로 많은 선수를 사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두 팀은 같은 조건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없다. 그 결과 경쟁력이 낮은 쪽은 팬이 줄어들어 수입이 감소해 다시금 미래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셋째, 도덕적 측면에서 사람들끼리 평등한 관계형성이 어려워지고, 돈으로 사람을 구별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저자는 설령 눈으로 보이는 가격표가 없는 것에도 실질적으로 가격이 존재하며, 가격 이론이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무엇인가를 고를 때 열심히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증명한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가격에 따른 거래가 부정의한 불평등을 낳고 있지는 않은지, 가격이 적절히 규제되어야 하는 곳에서 무분별한 시장 원리가 남용되는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편집 / 구성 = 김리원 기자



주요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