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당신은 제노비스를 구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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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당신은 제노비스를 구하겠습니까?
  • 장예림 학생 (강릉문성고 1학년)
  • 승인 2019.09.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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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문성고 1학년 장예림
강릉문성고 1학년 장예림

 대부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사건, 1964313일 금요일 즉 13일의 금요일에 뉴욕에서 일어난 엽기 살인사건과 사건의 현장을 보고도 무시한 38여 명 방관자의 이야기를 아는가? 나는 사건의 기반이 된 책임감 분산이라는 방관자 효과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퇴근길에 아파트 주변에서 수상쩍은 이에게 칼을 맞자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했고 도움의 소리를 들은 동네 주민들은 집에 불을 켰고 주민 중 한 명이 범죄자에게 그만하라고 소리만 쳤다. 그 소리를 들은 범죄자는 칼을 들고 달아났다. 상황이 종료된 듯하여 동네 주민들은 집에 불을 껐으나 범죄자는 다시 여성에게 다가가 총 세 번에 걸쳐 성폭행했고 제노비스는 결국 현장에서 죽었다. 사건을 목격한 주민들은 총 38명이었는데 왜 단 한 명도 그렇게 쉬운 신고 전화 한 통을 하지 않았을까요? 소리만 치지 않고 동네 주민 중 한 명이라도 신고했다면 제노비스가 억울하게 죽지 않았을 것이다.

제노비스 사건을 중학교 때 학교 선생님께 처음 들었고 그동안 잊고 살다가 요즘 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후 읽게 된 책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라는 책에서 다시 한번 접하게 되었다. 중학생 때 그 사건에 대해서 들을 때 끔찍한 일을 보고도 무시한 38여 명의 동네 주민이 원망스러웠고 위험에 빠진 제노비스를 무시한 행동에 대해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을 끝으로 사건을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통해 제노비스 사건이 되새기며 제노비스를 방관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동네 주민들의 심리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여러 의견이 분분했으나 사회 심리학자 달리라타네는 제노비스 사건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여 실험을 해보았다. 다만 살인을 모방할 수는 없으니 간질 발작으로 대신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에게 환자들이 간질 발작 시 도움을 요청할 참여 학생이 네 명이 더 있다고 했을 때 피실험자 학생들은 희생자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으나 자신과 간질 발작을 일으키는 학생 단둘만 있을 때 피실험자의 85%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 결과를 통해 사람들의 반응이 집단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 현상을 달리라타네는 책임감 분산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제노비스 사건과 달리라타네의 실험을 통해 우리는 목격한 사람이 많을수록 개인이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노비스 사건과 책임감 분산이라는 현상을 알고 난 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적 신호, 방관자 효과가 아무리 정교한 과학적 실험을 통해 증명된 사람의 심리 현상이지만 양심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위험에 빠진 제노비스와 같은 사람을 발견하면 도움이 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서 신고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시 제노비스 사건의 동네 주민들이 일말의 양심과 의지를 갖고 있었다면 제노비스 또한 무사했을지도 모른다.

범행을 지른 살인자의 잘못이긴 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무시해버린 방관자들도 같은 범죄자이다. 더는 제노비스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게 위험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누구든 남보다 자신이 한 발 더 빠르게 돕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편집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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