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다시 읽어 본 전래 동화는 동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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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다시 읽어 본 전래 동화는 동화가 아니었다.
  • 조윤지 학생 (서울 일신여중 2학년)
  • 승인 2019.09.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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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신여중 2학년 조윤지
서울 일신여중 2학년 조윤지

 어린 시절에만 읽었던 전래동화책을 나는 번역 봉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전래 동화를 다시 읽게 되었다. 어린 시절에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전래동화책이 청소년이 된 지금의 나에게 다른 관점에서 책을 읽게 되었고 다가왔고 어렸을 때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부분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전래 동화에는 내용이 전개되기 위해 갈등이 필요하다. 갈등의 주인공들은 욕심 없고 착하나 경제력이 없는 가난한 인물과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욕심쟁이지만 경제력이 뛰어나고 부자인 인물이다. 갈등은 가난했던 착한 등장인물이 뜻밖의 수입을 거두게 되어 부자가 될 때 돈 많은 욕심쟁이 등장인물이 시기하여 발생하거나 가난한 사람이 형편이 어려워 도움을 요청할 때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갈등의 마무리는 부자였던 욕심쟁이 인물이 쌓아둔 재산을 모두 잃거나 벌을 받으며 끝나게 된다.
 
예를 들어 유명한 전래 동화 ‘흥부와 놀부’에서 등장하는 착한 흥부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나중에 다리가 다친 제비를 치료해 준다. 그에 반해 흥부의 형인 놀부는 고집불통과 욕심쟁이뿐만 아니라 부자이다. 제비를 구한 덕분에 흥부가 큰 재산을 얻게 되자 놀부는 그 재산을 탐하게 된다.
일부러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린 놀부는 결국 벌을 받게 되었고 이때 착한 흥부는 놀부를 구하고 함께 사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전래 동화 ‘흥부와 놀부’를 본 아이들은 놀부처럼 돈이 많은 사람은 대부분 욕심쟁이고 나쁜 일을 일삼으며 나중에 벌을 받고 흥부처럼 돈 없고 가난한 사람은 많이 베푸는 착한 사람으로 결국에 가난하고 착한 사람이 이득을 본다는 고정관념이 가지게 된다. 이런 고정관념이 아이들에게 흑백 논리의 관점을 줄 수 있으며 흑백 논리는 모든 문제를 흑이 아니면 백, 선이 아니면 악이라는 방식의 두 가지로만 구분하려는 편협한 사고 논리로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아니면 나쁜 사람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고를 말한다. 이러한 편협된 흑백 논리는 아이들에게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성품이 좋지 않고 오히려 가난하거나 힘이 약한 사람들은 남에게 베풀 줄 안다고 생각하는 등 이는 곧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권선징악을 강조하여 선입견을 주거나 세상을 폭넓게 볼 수 없게 만든다.

전래 동화는 아이들에게 잔인할 수 있다. 앞서 예를 들었던 ‘흥부와 놀부’에서 놀부는 많은 사람에 의해 구타를 맞고 끝났지만 잔인한 결말을 가진 전래 동화 ‘빨간 부채 파란 부채’는 부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내용이 끝난다. 과연 아이들이 ‘빨간 부채 파란 부채’의 결말을 읽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치기만 했다고 생각할까? 이러한 잔인한 결론으로 끝나는 전래동화책을 많이 접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며 다른 사람과 타협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잘잘못만 따지는데 집중할 것이다. 

이미 아이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전래 동화를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시키고 완전히 다른 줄거리로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편협된 흑백 논리의 사고를 심어줄 수 있는 전래동화책을 현대에 맞게 아이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사고를 만들어줄 수 있게 맞춰나가야 할 필요가 있으며 아이들뿐 아니라 청소년인 나도 편협된 사고와 잔인한 결말에 대한 부담 없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전래 동화가 등장하면 좋겠다.

 

 

 

편집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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