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다시 돌아가기 힘든 내 마음속의 아날로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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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다시 돌아가기 힘든 내 마음속의 아날로그 시대
  • 박희원 학생 (경남여고 1학년)
  • 승인 2019.09.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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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고 1학년 박희원
경남여고 1학년 박희원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고 스마트폰에서 얻어지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은 사람들에게 인지적, 정서적 부담을 주어 우울함과 초조함을 느끼게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과 실용성 때문에 항상 손에 쥐고 사는 편이다. 영어 단어를 찾을 때나 궁금한 것이 생길 때 즉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는 사건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알아본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생겨 잠을 잘 때도 항상 곁에 두어 스마트폰이 애착 인형인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 생각해 보면 요즘 나는 항상 피곤하고 화를 자주 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부모님과의 대화도 줄어들어 의사소통이 불편할 때도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일이 많다 보니 직접 만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 스스로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인 어린 시절 늘 부모님과 함께였고 자연이 나의 놀이터였다. 나무들이 우거진 우리 동네 놀이터에서 달팽이가 기어가는 것을 보며 손가락 길이만큼의 큰 달팽이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느릴 줄 알았던 달팽이가 기어가는 속도는 엄청 빠르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주말마다 간 계곡에서 민물 새우와 다슬기를 잡고 바닷가에서 고둥과 작대기에 실을 매어 만든 낚싯대로 물고기와 게를 잡아 올릴 때의 짜릿한 느낌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또한 아파트의 매실나무에서 매실을 따 엄마랑 매실청을 만들기도 했고 풀밭에서 방아깨비를 잡아 손가락에 다리를 끼워 방아를 찧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다.

시골에서 개구리를 잡으며 신나게 놀았고 논에서 진흙을 밟으며 우렁이를 잡았으며 우렁이의 큰 더듬이와 물을 빨아들이는 입의 크기에 압도되어 놀라기도 했지만 밟고 있는 진흙의 부드러운 감촉에 기분이 좋았다.

나의 이런 자연과 함께하는 삶은 초등학교 2학년 생일 때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사면서 끝이 났다. 게임기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세계는 어린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고 세 번이나 게임기를 바꾸면서 게임 세상에 깊이 빠져들었다.

게임기 대신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서 웹툰이라는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세계는 나에게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여자 아이돌의 정렬된 춤을 보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엄청난 것들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되면서 엄청난 것들이 홍수처럼 머릿속에 밀려 들어왔고 이것은 내 아날로그 시대의 끝을 의미했다.

요즘 나는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알면서도 어린 시절, 스마트폰이 없었던 나만의 세계, 즉 아날로그의 시대가 그리워지는 건 어쩐 일일까?

그것은 아마도 스마트폰의 사용을 통제하고 조절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질책하는 마음의 소리일지도 모른다.
                       

          


편집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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