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진정한 봉사활동 의미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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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진정한 봉사활동 의미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 성유정 학생 (부산국제고 1학년)
  • 승인 2019.10.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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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고 1학년 성유정
부산국제고 1학년 성유정

 나는 봉사활동을 중학교에 입학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데 늦잠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야 해서 엄마한테 짜증을 내며 간 적도 많았다. 

하지만 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면 게으름 부리지 않고 알차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보람도 느끼곤 했다. 

봉사단체에 가입한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봉사도 할 수 있었다. 환경정화, 도서관 봉사, 밥 푸기 봉사, 연탄 및 김장 봉사와 더불어 나의 진로에 도움이 되고자 영어 번역 봉사까지 부지런히 했다. 

그 결과 연간 봉사시간이 100시간도 넘었고 연말에는 봉사단체에서 주는 상을 받기도 했다. 나름 보람을 느끼며 봉사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깨는 사건이 있었다. 

나는 그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날은 거제도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에 가는 날이었다. 그곳에서 중증장애인들을 만나는 순간 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생리현상에 불편함을 겪는 장애인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한 채 거부감을 느꼈고 무엇보다 그런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 날 중증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알 수 없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침을 흘리는 어린이, 나의 묶은 머리를 계속 쫓아다니며 잡아당기는 아저씨 등 당황스러운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같이 간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냥 웃으며 손을 잡고 체육관을 함께 돌고 음악이 나오면 춤을 같이 추고 그것만으로 충분한 거였다. 

나도 친구들을 따라 내가 맡게 된 중증장애인 분과 함께 기차놀이를 하며 춤을 추었다. 

비로소 장애인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생각과 생긴 모습이 조금 다를 뿐, 느끼는 것과 마음은 같은 사람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친구들과 학교 선배들의 소감발표를 듣고 한 번 더 반성했다. 

중증장애인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생명과학자의 꿈에 키운 선배,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복지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오늘의 경험으로 자신의 꿈을 키우며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그들을 보면서 그날 하루 정신없었던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후 나는 ‘봉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해왔던 봉사라는 것이 익숙하고 편해서 해온 봉사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실천한 봉사가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나 상대방이 어떤 모습이든지 항상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현재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 탈북학생의 공부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나보다 어린 나이지만 한국에 오기 위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으며 새로운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낯선 시선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동안 했던 봉사활동을 포함하여 중증장애인 시설에서의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 역시 낯선 시선을 보내는 사람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탈북학생들은 사랑하는 친동생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업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공감해 주는 누나 혹은 언니의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봉사에 대해서 ‘보상을 구하지 않은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할 것이다. 봉사란 내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기쁨을 느끼고, 게다가 내면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는 것을. 

 

 

 

편집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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