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주년/ 꿈나무 인터뷰] 미래의 '조정 여제' 이단비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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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주년/ 꿈나무 인터뷰] 미래의 '조정 여제' 이단비 ①
  • 김소은 기자
  • 승인 2019.10.16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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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한길학교 조정 꿈나무 이단비 학생
그리고 그녀의 스승, 이시원 지도교사를만나다

“조금만 더, 집중, 거의 다왔어”

한길학교 조정 선수단 학생들은 지도교사의 지도에 따라 아침부터 체육관에서 한창 훈련 중이다. 그중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자신의 기록을 살피며 혼자만의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는 한 학생이 유독 눈길이 간다.

바로 그 학생은 이단비 (고등 2학년)이다. 올해 '2019 충주 탄금호 전국장애인조정대회'에 1,000m 타임레이스 개인전에서 3분 47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서울시장배 전국장애인조정대회'에서 같은 부문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여 올해도 어김없이 정상을 차지했다.

우연히 만난 조정, 긁지 않은 복권 이․단․비

안성시 한길학교 이단비 학생 (고등 2학년) / 사진 = 김소은 기자

활달한 성격의 이단비 학생은 작년에 한길학교 고등 1학년으로 전학을 왔다. 당시 담임이었던 김명철 지도교사는 그녀의 부모님으로부터 운동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어 이때 실내 조정을 추천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조정은 이단비 학생에게 천생연분인 듯하다.

배운지 두 달이 지났을 때 자세를 겨우 익히고 나간 첫 대회인 ‘제12회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2관왕이라는 영광을 얻었다. 실내 조정을 시작한 지 40여 일 만에 만들어낸 쾌거이다. 

당시 대회를 같이 준비한 이시원 지도교사는 “처음 나간 경기였던 만큼 많이 긴장한 단비가 예선전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6~7초 정도를 쉬었어요. 막판에 힘을 내어 겨우 1등을 하게 되었는데 결승전에서는 단비 스스로가 예선전의 실수를 생각하여 절대 쉬지 않고 달렸어요”라고 그때를 회상하며 털어놨다.

그의 말을 듣던 이단비 학생은 싱긋 웃으며 “긴장하면 저도 모르게 처음부터 속도를 내는 버릇이 있었다. 다행히 당시 시합 때 옆에서 지도 선생님이 자세와 페이스, 속도를 곁에서 지시해주셔서 조절할 수 있었어요”라고 첫 시합 때의 생생한 경험을 전했다.

이후 많은 경기 출전 경험과 김명철, 이시원 지도교사의 가르침 덕분에 이단비 학생은 1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 교사는 그녀의 장점에 대해 “딱히 부족한 것이 없다. 워낙 본인의 타고난 체형과 기본적인 근력이 뛰어납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이고 남자 선수들이랑 뛰어도 결승은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성장하도록 도와준 훌륭한 스승, 소중한 경험

인터뷰하면서 이단비 학생과 이시원 교사는 서로에 대한 가족 같은 애틋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본인의 재능을 발견해주고 항상 곁에서 따뜻하게 지도해주는 두 명의 교사를 그녀는 당연히 가장 의지가 되는 동시에 존경하는 사람으로 대답했다.

(왼쪽부터) 김명철 지도교사, 이단비 학생, 이시원 지도교사 / 사진 = 김소은 기자

이유를 묻자 이단비 학생은 먼저 김명철 교사는 잔소리가 많지 않아 좋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평소 자기가 언제 스퍼트를 내야 하는지를 타이밍 맞게 잘 알려줘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뿐 만 아니라 그녀는 무릎에 부상으로 병원에서 재활치료와 함께 김 교사에게 매일 재활운동과 스트레칭을 받고 있었다. 그의 세심한 관리 받은 덕에 이단비 학생의 부상은 100% 완쾌된 상태이다.

이시원 교사는 그녀가 조정에 입문했을 때부터 자세교정을 해줬다고 한다.

이단비 학생은 이시원 교사에 대해 “훈련 혹은 경기 도중 힘들면 자세가 엉망이 될 때 옆에서 와서 고쳐주신다”며 그녀가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는 비결은 이 두 교사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이단비! 너 정말 잘 탄다”

혼났던 적은 없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니 이단비 학생은 절대 그런 일은 없고 오히려 즐거운 경험과 추억이 가득하다며 미소 지었다.

안성시 선수이자 경기도 대표팀인 이단비 학생은 특히 선생님들과 함께 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훈련을 가는 게 즐겁다고 한다.

조정 꿈나무 이단비 학생과 이시원 지도교사의 인터뷰 모습
이단비 학생이 힘들고 지칠 때 이시원 교사는 곁에서 응원해주고 복돋아준다. / 사진 = 김소은 기자

이시원 교사에 따르면 “학교 체육관에서 훈련 외에 경기도 소속 장애인 선수들이 다 모여 체력훈련 하는 것이 이단비 학생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좋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수상 경기를 하는 것을 직접 보며 본인이 배우는 것도 있고 더불어 선수들 간의 친목을 쌓는 좋은 기회의 장이에요”라고 한다.

경기도 장애인 조정 대표팀 대부분 성인 선수이고 혼자 청소년인 이단비 학생은 거기서 귀여운 막내로 사랑을 듬뿍 받는 중이다. 

또 그녀는 “잘 탄다”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시원 교사는 "국내 실내 조정을 하는 여학생 중 이단비 학생만큼 잘 타는 사람이 없다"며, "그래서 주변 코치들도 구경하러 온다"는 말로 이단비 학생을 자랑스러워했다.

말 그대로 조정 신동인 이단비 학생은 현재 국내 조정의 판도를 바꿔 놓을 꿈나무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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