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인터뷰] "씨름, 사랑해주세요”, 수원농생고 씨름부 ①
상태바
[꿈나무 인터뷰] "씨름, 사랑해주세요”, 수원농생고 씨름부 ①
  • 김소은 기자
  • 승인 2019.12.17 1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씨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 전통 스포츠라는 점이죠"
한국 씨름계의 샛별, 수원농생고 씨름부 4명과 인터뷰

수원지역 고등부 씨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씨름부(이하 수원농생고 씨름부)는 작년 ‘제55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서 단체전 우승으로 10년 만에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만 ’제33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서 고등부 단체전 우승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원농생고 씨름부는 고등부 씨름의 최강자 자리로 다시 복귀해 전성기를 되찾고 있다.

이러한 수원농생고 씨름부의 매력을 알아보고자 지난 9일 경기대 씨름체육관에서 훈련 준비에 한창이던 씨름부 최서원(2학년, 체급 용사급), 권혁주(2학년, 체급 역사급), 한성택(1학년, 체급 용장급), 임상빈(3학년, 체급 소장급)을 만나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성택, 권혁주, 임상빈, 최서원 선수 / 사진 = 김소은 기자

“짜릿한 스포츠, 씨름”

최근 유튜브를 통해 '얼짱 몸짱' 씨름스타로 젊은 세대들의 뜨거운 관심과 KBS2 예능 프로그램 ‘씨름의 희열’의 등장 등 이제 씨름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점점 주목받고 있는 씨름에 대해 주장 최서원 선수(이하 최 선수)는 “씨름 선수로서 저희 종목에 관심 가져주니 감사하고 제가 하는 운동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고백했다.

3학년 큰 형인 임상빈 선수(이하 임 선수)는 “IMF 오기 전만 해도 씨름이 인기 많은 스포츠라고 들었다”며 “이후 침체기가 오다가 씨름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해 저희도 노력하고 있으니 씨름협회에서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씨름에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한성택 선수(이하 한 선수)는 한국 고유의 전통 스포츠라고 강조하며 “축구처럼 많은 인원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권혁주 선수(이하 권 선수)는 씨름은 어떤 스포츠보다 신사적이라며 “시합하기 전 서로 인사하고 상대가 넘어지면 몸에 묻은 모래도 털어준다”고 부연했다.

이어 임 선수는 가장 큰 장점으로 가성비를 강조하자 나머지 선수들도 맞장구를 치며 인정했다. 

”씨름은 씨름팬티랑 샅바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며 ”기술만 터득하면 저보다 체격이 큰 사람을 넘길 수 있고 그 넘기는 맛이 짜릿하다“고 설명하는 임 선수 모습에서 씨름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볼 수 있었다.

1학년 후배 한성택 선수가 말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세 명의 선배들 / 사진 = 김소은 기자
1학년 후배 한성택 선수가 말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세 명의 선배들 / 사진 = 김소은 기자

”감독님을, 사촌 형을 믿고 시작하게 됐죠“

제주 소년 임 선수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인연이 된 현 씨름부 양권수 감독(이하 양 감독)때문에 씨름을 하게 됐다며 ”처음에 힘들었지만 양 감독님이 1등 만들어주겠다고 하셔서 씨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양 감독을 따른 결과 임 선수는 초등학생, 중학생 시절 씨름 시합에서 1등을 놓친 적 없고 학교생활 또한 열심히 해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평균 90점을 유지했다고 한다. 

한편 가족이 함께 씨름에 입문하게 된 선수도 있었다. 바로 권 선수와 한 선수이다. 

권 선수는 처음 시작한 운동이 복싱이라며 ”복싱이 힘들고 재미가 없어서 다른 운동을 뭘 할지 고민하던 중 아빠 친구의 권유로 씨름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친척 중에 운동하는 사람은 자기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 권 선수는 사촌 동생인 한 선수에게 씨름을 소개했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한 선수는 ”사촌인 혁주 형이 좋은 스포츠가 있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며 아직 권 선수보다 실력이 뒤처지지만 따라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을 말하기도 했다.

그런 사촌 동생을 보던 권 선수는 ”1살 어린 동생이지만 씨름 선수로 잘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솔직히 성택이가 공부에 큰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아 같이하자고 한 것이다“고 씨름을 추천하게 된 진짜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수원농생명과고 씨름부 / 사진 = 김소은 기자

”수원농생고 씨름부의 강점은?“

2년 연속 단체전에서 항상 정상을 차지한 씨름부의 비결에 대해 임 선수는 돈독한 관계가 바탕이 된 '최고의 단합력'이라고 답했다. 

수원농생고 씨름부 선수들은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꽤 늦은 시각까지 훈련을 진행하고 숙소로 돌아가 오후 10시 30분까지 각자 앉아 터득한 기술이나 보강할 점 등을 일지에 적은 후 휴식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반복되는 일상이 스트레스가 아닌 동료들과 함께라서 즐겁다는 임 선수는 ”샤워할 때 노래를 틀면 다 같이 부르고 춤도 추고 또 재밌는 후배들이 많아 하루하루가 심심하지 않다“고 귀띔했다.

최 선수는 쉴 때도 힘든 선수를 발견하면 서로 격려하고 다독여주는 편이라며 ”경기가 끝나면 우리끼리 펜션을 잡아 놀기도 하고 올해 여름에는 가평에 가서 고기도 먹고 물놀이도 했었다“고 즐거운 추억을 떠올렸다. 

씨름부에서 막내인 한 선수도 ”쉬는 시간에 SNS를 하다가 웃긴 글이나 이미지를 발견하면 먼저 형들을 보여준다“며 친밀한 선·후배 관계를 증명해 줬다.

"시합 계체 통과를 위해 살을 빼려고 여름에 패딩까지 입어본 적도"... ②부에서 계속

 



주요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