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인터뷰] 여자농구 레전드 박찬숙 권유로 농구 시작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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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인터뷰] 여자농구 레전드 박찬숙 권유로 농구 시작 ①
  • 김소은 기자
  • 승인 2019.12.2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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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하기위해 계약서까지 작성해"
수원 화서초 여자농구부 6명과의 인터뷰

1974년에 창단해 수원지역을 대표하는 화서초 여자농구부(이하 화서초 농구부)는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견뎌내고 전통 명문 농구부의 정상 자리를 되찾는 중이다.

작년 협회장배전국초등학교농구대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전국유소년 HARMONY 농구리그 CHAMPIONSHIP에 3위를 차지하고 이어 올해 윤덕주배 제31회 연맹회장기 전국초등학교 농구대회 준우승 컵을 거머쥐었다. 

훈련하기 전 워밍업을 하던 화서초 농구부 구희모, 이지원 (이상 6학년), 이시온, 윤가온, 조현우, 정예림 (이상 5학년) 6명의 농구 여전사들을 지난 11일 학교 체육관에서 만남을 가졌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조현우, 구희모, 정예림, 이지원, 윤가온, 이시온. / 사진=김소은 기자 

”아빠는 축구감독, 나는 농구선수“

6명의 꾸러기들에게 각양각색의 농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넘쳤다. 

특히 가족력으로 농구를 시작하게 된 선수들이 있었다. 바로 조현우 선수(5학년)와 구희모 선수(6학년)이다. 

이 두 명의 공통점은 아빠가 농구부 코치라는 점이다. 

조 선수는 아빠가 안양고 농구부 코치이고 친언니 두 명도 각자 학교 농구부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농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가족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아빠가 대구 침산중 농구부 코치인 구 선수는 ”쇼트트랙을 했었는데 손가락을 다친 후 그만두고 아빠를 따라 농구를 하게 됐다“며 ”아빠가 농구부 코치라서 부상을 피하는 방법이라든가 대응하는 방법 등 여러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조언을 해주신다“고 말하며 다른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두 선수와 다르게 이 선수의 아빠는 농구가 아닌 과천고 축구부 감독이다. 

여자 축구선수가 되길 원한 아빠의 바람과 달리 축구에 큰 흥미가 없었던 이 선수는 한국여자농구 레전드 박찬숙 WKBL (한국여자농구연맹) 경기운영본부장과의 만남으로 농구선수의 꿈을 키우게 된다. 

광교초 4학년 시절 방과 후 농구클럽에 들어가 농구에 한참 재미를 느낀 이 선수는 당시 방과 후 농구클럽 지도 감독을 맡은 박찬숙 경기운영본부장에게 전문적인 농구를 위해 화서초 농구부를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 전학가기 싫어서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지희 코치님(이하 이 코치)이 박 본부장님의 아는 분이라서 믿고 의지할 수 있을 거 같아 입단을 결정했다”며 농구와의 인연을 이어주신 박 본부장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분당 청솔중 농구부에서 뛰고 있는 언니를 따라 농구를 시작한 윤가온 선수(5학년)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리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농구를 반대하셨다고 한다.

1년 후 다시 부모님께 끈질긴 요청을 했는데 그 때 비장의 카드로 계약서를 꺼냈다고 한다.

윤 선수는 “농구를 하기 위해 훈련이 힘들어도 버텨내겠다는 계약서까지 썼다“며 강한 의지로 농구하는 것을 허락받았다고 한다.

왼쪽부터 조현우(5학년), 이지원, 구희모 (이상 6학년). / 사진= 김소은 기자
왼쪽부터 조현우(5학년), 이지원, 구희모 (이상 6학년). / 사진= 김소은 기자

”주장이 되기 위해 눈물 점 떼보렴“

또래친구인 윤 선수의 꼬드김(?)에 작년 7월 중순에 농구를 늦게 시작한 정예림 선수(5학년)는 “희모언니가 유니폼도 빌려주기도 하고 농구부 동료들 전부 잘해줘서 별 문제없이 잘 적응했다”고 사이좋은 농구부를 증명했다.

조 선수도 참고 하라는 아빠와 달리 “힘들다고 하면 코치님, 선배님, 동료들 모두 먼저 다가와 다독여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화서초 농구부는 올해 투표를 통해 윤 선수를 새로운 주장을 선출했다. 

윤 선수는 “이전 주장이었던 희모 언니처럼 동료를 잘 챙기고 동생들을 잘 챙기는 점을 닮고 싶다”며 구 선수처럼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귀여운 후배를 보는 구 선수는 “준비운동 할 때 가온이가 가끔 순서를 까먹는데 까먹지 않았으면 한다”며 덧붙여 “울음이 많은 가온이가 내년에는 덜 울었으면 합니다”고 당부의 말과 함께 눈물 점을 떼는 게 어떠냐고 장난스럽게 권했다.

”성남 수정초, 너희 두고 봐!“

올해 수원시체육회에서 꿈나무 우수선수 지원금을 받은 이시온 선수(5학년)는 가장 인상 깊은 시합으로 올해 7월말 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서울 선일초 농구부와의 대결이라고 한다. 

“제가 상대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를 맡았는데 그 때 수비를 제일 잘했다고 코치님이랑 어머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 선수와 윤 선수는 인생경기로 2017년 ‘윤덕주배 전국남녀초등농구대회’ 경남 삼천포초와 예선전 경기였다. 

조 선수는 “본선에 나가기 위해 꼭 이겨야하는 경기였지만 상대가 강한 팀이어서 걱정이 많았다”며 당시 3학년이었던 두 선수는 시합에 못 나갔지만 경기에 뛰고 있는 선배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냈고 너무 과열된 응원으로 경고까지 받았다고 한다. 

이어 윤 선수도 “25대 24로 1점차로 앞선 상황에 5초 후면 경기가 끝나는데  상대 선수가 3점 슛을 던지려고 하자 중간에 삐 소리가 났다”며 그 소리가 파울인 줄 알고 덜컥 했었다고 회상했다. 

왼쪽부터 정예림, 윤가온, 이시온 (이상 5학년). / 사진= 김소은 기자

다행히 그 호루라기 소리는 시합 종료였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윤 선수는 그 때가 가장 역대급 경기라고 강조하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한다.   

같은 지역 여자 초등 농구부인 성남 수정초는 화서초 농구부의 공식 라이벌이다.

지역 예선에서 항상 상대로 만나야 했던 성남 수정초를 작년 소년체전 때도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기억을 되살리며 이지원 선수는 “워낙 잘하는 팀이라서 저희가 긴장하고 옆에 상대 선수가 나타나면 떨었다”며 “그 모습을 안타깝게 본 이 코치님께서 저희가 긴장하면 내가 실려갈 거 같다”고 당시 선수들이 얼마나 긴장했는지 아쉬움 마음을 고백했다. 

평소 화서초 농구부는 성남 수정초 농구부를 꼭 넘어야 하는 산이라며 올해 주장 윤 선수는 “수비와 공격을 골고루 쌓아서 내년에 수정초를 박살 낼 것이다”고 기대하라며 선전포고를 날렸다.

"삼성생명의 김보미 선수와 약속했어요"... ②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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