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고 되내었던 시"...김인육 '사랑의 물리학'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시의 마지막에 살포시 찍어놓은 듯한 마침표마저도 너무 예뻤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물리학과 사랑을 이렇게 기가 막히게 엮어놓았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약간 첫사랑에 빠진 물리학도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해야 하나. 두근거리고 주체할 수 없는 그녀를 향한 마음.
너무 서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게 약간 서툴지만 온 마음을 담아 쓴 것 같은 나지막한 고백.
이 풋풋한 느낌에 연애 세포가 죽은 나의 볼조차도 발그레해진 게 느껴졌다. 시와 혼연일체가 되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마음에 쏙 드는 시였다.
편집/구성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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