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인터뷰]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겨루기가 제일 재밌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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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인터뷰]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겨루기가 제일 재밌다" ①
  • 김소은 기자
  • 승인 2020.01.3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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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로서 후배가 저보다 더 잘하길 바래“
학교가 인정한 에이스, 4명의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인터뷰
왼쪽부터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조성빈, 최지원, 최서우, 남기범 선수이다. /사진=김소은 기자
왼쪽부터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남승원 부장교사, 조성빈, 남기범, 최서우, 최지원 선수, 한승엽 코치 이다. /사진=김소은 기자

지난해 12월 송탄중 태권도부를 빛낸 스타 조성빈(3학년), 남기범, 최지원, 최서우(이상 2학년)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체육관을 방문했다.

분명 겨울인데 평택 송탄중 태권도부 선수들은 학교 실내체육관 안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한창 훈련 중이었다.

태권도부의 훈련은 하루 3시간 30분씩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을 주말 가리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가기 전 실내체육관 주변을 30바퀴를 뛰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딱 봐도 힘들보이는 기초 체력운동만 20~30분 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운동에 집중했으며, 지친 얼굴보다 해맑게 웃는 얼굴로 다음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마음”

조성빈 선수의 스포츠 유전자는 타고났다. 그의 엄마는 과거 경희대학교 하키 선수로 활약을 했고 아빠는 현재 태권도 관장으로 지역에 태권도장으로 운영하고 계신다.

조 선수는 “아빠의 태권도장에 자주 있었기 때문에 태권도를 쉽게 접하게 됐다”며 “사실 아빠가 태권도 선수 말고 다른 걸 시키려고 하셨는데 태권도를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조 선수뿐만 아니라 그의 후배, 최지원 선수의 아빠도 다른 지역에서 태권도장을 하고 계시다며 “아빠의 태권도장을 다니는 수강생들이 발차기 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고 저도 따라하고 싶어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선수처럼 부모님이 아닌 오빠와 누나의 영향을 받은 선수들도 있었다. 

최서우 선수는 현재 성남 풍생고 태권도부에 다니는 오빠의 영향으로, 남기범 선수는 옆 학교 다니는 누나가 추천해 태권도 선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4명 선수 모두 태권도 훈련 중 서로 맞서는 수련인 ‘겨루기’를 제일 좋아한다며 특히 후배들은 모두 다 조성빈 선수가 상대를 해주는 게 가장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이에 남 선수는 “성빈 형이랑 자주 겨루기 상대를 하는데 할 때마다 제가 못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조언을 해준다”며 최서우 선수도 “잘못된 자세를 바로 지적해주고 상세하게 코치해줘서 저도 성빈 오빠랑 하는 게 좋아요”고 이유를 밝혔다.

태권도부에서 겨루기 상대로 인기 많은 조성빈 선수는 “후배들이 저보다 더 크게 되기를 바라며 솔선수범해서 가르쳐 준 것이다”고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겨루기 훈련을 하고 있는 조성빈 선수의 모습이다. /사진 = 김소은 기자
겨루기 훈련을 하고 있는 조성빈 선수와 남기범 선수의 모습이다. /사진 = 김소은 기자

“자신감이 생긴 나의 인생 경기”

4명의 선수는 자신의 태권도 인생에서 가장 역대급이었던 대회가 하나씩 있다고 고백했다. 

최서우 선수와 남기범 선수는 동시에 도대표 선수 선발대회가 인상깊다고 했다. 서로 다른 시기에 나갔지만 두 선수 모두 2등이라는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최 선수는 “중학교 1학년 때 나간 도대표 선수 선발대회 8강전에서 전국에서 가장 강한 언니를 만났는데 제가 그 언니를 이기고 결승을 가서 2등을 했다”며 “시합에 들어가기 전 코치님이 자신을 믿고 열심히 하라고 정신단련을 해줬다”고 좋은 성과를 거둔 비결을 한승엽 코치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남 선수는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하고 출전하는 모든 시합마다 첫판에 졌다”며 “나는 실력이 없는 선수인가 생각했다”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2019년 도대표선수 선발대회에 나간 남 선수는 메달을 못 딸 거 같아 첫판만 이기자 생각했는데 2등이라는 결과를 얻어 너무 행복했다며 “성빈 형이 결승전이 끝나고 내년에 더 잘해서 대표선수로 뽑히면 된다고 격려를 해줘서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조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후배의 말에 쑥스러워하며 조성빈 선수는 2학년 때 처음 1등을 한 '제20회 광주 5.18 민주화운동기념시장기 전국태권도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결승전까지 올라간 조 선수는 상대 선수와 동점인 상황에서 4회전까지 이어졌고 한 포인트만 내면 결판이 나는 일명 ‘골든포인트’ 상황이었다. 그는 시원하게 왼발로 상대 선수의 몸통을 때려 1점을 득점했고 정상을 차지했다.

“상대편이 이전 5.18 대회에서 2등을 했던 실력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많이 긴장이 많이 됐는데 이겨서 첫 1등을 거머쥐었고 저에게 인생 경기였다”고 대회 때를 떠올렸다.

“아재 개그가 매력인 귀여운 우리 코치님”

조성빈 선수도 사춘기 시절 반항을 심하게 하는 등 방황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했다.

조 선수는 “당시 제가 학교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듣고 혼자 멋대로 행동을 했었다”며 “막 놀고 싶기도 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에 태권도부 훈련을 결석하기도 했다”고 과거 자신의 철없던 시절을 돌이켜봤다. 

하지만 그를 스스로 체육관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든 사람은 한승엽 코치였다. 

“코치님께서 저한테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고 끝까지 저를 책임지고 이끌어 주셨다”며 “3년 동안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는데 정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고 한 코치에게 전하고픈 말을 남겼다.

평소 한 코치는 어떤 분인지 물어보니 최지원 선수는 “한승엽 코치님은 장난도 많이 하시고 웃긴 얘기도 해주신다”며 “저희가 힘들고 지치는 게 보이면 자신감을 가지라고 파이팅도 넣어주시는 편이다”고 귀띔했다.

그런 한 코치가 가끔은 귀엽다고 말한 조 선수는 “항상 저희한테 장난쳐주시는데 특히 아재 개그를 많이 하신다”며 지금 편한 삼촌 같은 분이다“고 전했다. 

한편 한 코치에게 남기범 선수는 ”2학년 막바지에 실력도 많이 늘어서 부모님과 코치님이 많이 기대했는데 시합 나가면 제대로 못 하고 지고 나와서 실망을 안겨 드려었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코치님을 믿고 열심히 했다“고 울먹였다. 

"이대훈 선수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②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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