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단] 왕도 피해가지 못한 전염병..."천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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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단] 왕도 피해가지 못한 전염병..."천연두"
  • 김도희 청소년기자
  • 승인 2020.02.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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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부터 조선까지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천연두를 치료해 관직과 명성을 얻기도 해

사스, 메르스에 이어 작년 12월 말부터 중국 우한지역에서 시작한 원인 모를 폐렴이 유럽, 미국, 중동 등 최근 두 달 사이 수많은 사망자와 감염자를 발생시키며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 중이다.

발병의 근원지로 지목된 해산물 시장이 즉각 폐쇄됐고 새로운 종류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일주일 만에 보도됐다. 

하지만 인간은 인류 역사에서 바이러스의 침략에 의한 재앙은 수없이 반복됐다. 대체 신종 바이러스들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

두창, 마마로도 잘 알려진 ‘천연두’는 삼국시대에 처음 전염병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거대한 땅을 지배했던 로마제국과 찬란한 문명을 자랑한 잉카도 천연두로 멸망할 정도니 고대부터 인류를 위협하던 대표적 바이러스 감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 중 신라의 처용가에 나오는 귀신인 '역신'이 천연두와 관련됐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당시 천연두는 사람들에게 귀신만큼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었다. 

삼국시대 사람들은 이 병을 약이 아닌 당시 약사 역할을 한 부처님에게 불공을 드리며 치료하거나 굿을 하는 등 현대 과학과 먼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 추측된다.

삼국시대보다 의학이 좀 더 발전한 고려 시대에는 병명도 함께 세세하게 기록물로 남겨 현재 우리가 그때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고려 시대 때의 남겨진 기록을 살피면,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병으로 ‘질진(홍역이나 두창과 같은 발진성 질환), 온역(급성 전염병), 장역(유행성 열병)’이 있다. 

삼국시대까지 이어진 질진은 고려 왕 경종, 예종, 인종 3명이나 사망했으며 당대 최고의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았을 왕인데도 벗어나지 못한 무서운 감염병일 것이다. 

질진으로 왕이 죽을 정도였으면 아마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못 받았던 당시 고려 시대의 평범한 민간인들의 피해 범위가 엄청나게 컸을 것이다.

조선 시대 실록에서 전염병에 관한 기록을 살피면 200여 건 이상 달하는 내용이 나타난다.

조선 때에는 전염병이 유행하면 기본적으로 환자를 격리 조치하는데 수도인 한양에서 발생하면 환자나 시체를 그 즉시 도성 밖으로 추방했다. 

성 밖에서 전염병에 걸린 환자들은 ‘활인서’로 옮겨 의원을 보내고 또 특이하게 질병을 치료하는 무당을 같이 배치한다. 또 지금으로 치면 임시진료소 같은 ‘여막’을 설치해 환자들을 보살폈다. 

이 당시 주된 전염병은 콜레라, 장티푸스, 홍역 등이 있었지만 백성들이 가장 공포에 떨었던 것은 ‘마마’라고 불렸던 천연두였다. 심지어 현종 때에는 천연두로 죽은 백성을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겨우 살아나도 병의 후유증으로 얼굴이 얽어서 곰보 자국이 생겨 워낙 공포의 대상인 천연두는 조선 시대 사람들은 '마마신'이라고 귀신처럼 여겼다.

굿을 해도 없애기 힘든 이 천연두를 치료해 관직과 명성을 얻은 경우가 있었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광해군이 천연두에 걸렸을 때 그를 치료해 명의의 반열에 섰으며 숙종이 천연두를 앓고 있을 때 그의 주치의 ‘유상’이 고쳐 종 2품직의 관직을 얻었는데 이는 조선 관직 중 서열 4위까지 승진한 것이다.

이후 정조 때 정약용은 홍역과 천연두 퇴치를 위한 이론을 정리한 책 '마과회통'을 저술하고 중동을 거쳐 유럽까지 전파되기도 한 천연두 치료인 ‘인두법’을 시행했다. 

실제로 정약용은 천연두로 자녀 9명 중 5명을 잃었고 자신도 천연두로 인해 눈썹 주위에 흉터가 생겨 눈썹이 3개라는 ‘삼미자’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그래서 그는 악연같은 운명의 병을 고쳐보려는 노력이 남달랐다.

인두법 이후 1879년에 지석영이 서울부터 부산까지 20일 걸쳐 걸어가 일본사람에게, 또 직접 일본으로 약을 구하러 떠나는 등 천연두의 안전한 예방법인 ‘종두법’을 힘들게 배워 와 보급에 힘썼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감염병에 위험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 그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많은 백신과 의학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19처럼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날 것이고 그에 대해 위의 과거와 같은 피해를 겪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부천부명고 1학년 김도희
부천부명고 1학년 김도희

편집/구성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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