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동아리] 수원조원고 'VOU'와 함께하는 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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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동아리] 수원조원고 'VOU'와 함께하는 별나들이
  • 김소은 기자
  • 승인 2020.03.3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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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서 벗어나 새로운 즐거움이 됐다”
천체관측봉사동아리 'VOU' 집중탐방
/ 사진 = 김소은 기자
수원조원고 천체관측봉사동아리 ‘VOU’는 작년 12월 오후 8시부터 만석공원에서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만석공원에서 천체관측 봉사를 했다. / 사진 = 김소은 기자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별은 누구나 한 번쯤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고 싶어지는 존재다.

이 아름답고 신비한 별의 세계를 13명의 우주 항해사들이 매주 금요일 8시부터 수원 장안구에 위치한 만석공원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주는데, 작년 12월 지치지 않은 뜨거운 열정으로 추운 겨울바람을 뚫고 봉사하는 이들을 만나봤다.

수원조원고등학교(이하 조원고) 천체관측봉사동아리 ‘VOU’는 ‘Voyagers of Universe’의 줄임말로, ‘우주의 항해사’라는 뜻으로 작년 9월부터 1학년 학생들로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동아리 특성이랑 상관없이 문과든, 이과든 천문관측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거나 별과 우주에 관심 있는 조원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은 동아리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천체 관측 망원경으로 목성, 토성, 여러 별자리 등 천체를 한눈에 담아 별의 신비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별 하나하나 상세하게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천체관측 봉사동아리를 기획한 동아리 대표 김아연 학생(2학년)은 천문학을 좋아했지만, 천문학과 관련된 봉사활동이 없었다며 “저의 꿈인 천체물리학자라서 제 진로와 연결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학생은 “천체망원경을 쉽게 접해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제공하고 천문학의 대중화를 위해 천문관측 봉사동아리를 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인원모집부터 천체망원경을 빌리기 위한 학교승인까지 동아리를 기획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 사진 = 김소은 기자
사진은 조원고 천체관측봉사동아리 ‘VOU’가 활동하는 모습이다. / 사진 = 김소은 기자

김학생은 지금은 천체 관측하기에 날씨가 언제가 좋을지 고민하지만 처음 동아리를 기획할 때는 여러 고민이 많았다며 당시 4H(농촌 청소년의 학습단체) 담당 남기웅 교사(현재 수원수성중 교사)의 상담과 지지 덕분에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천체관측봉사동아리 ‘VOU’는 학생 스스로 장소선정부터 홍보까지 기획하는 자율적인 면모도 보여준다.

장소선정에 대해 부대표 강의현(2학년)은 “천체 관측을 할 때는 주변이 어두워야 하며 아파트 단지가 많은 수원시에서 적절한 관측장소를 찾기는 힘들었다”고 전했다.

광교호수공원도 생각해봤던 강학생은 “광교호수공원도 생각했지만 모든 길에 가로등 불빛이 많아 밝아서 가로등 불빛이 많지 않은 넓은 공간과 학교와의 거리가 가까운 만석공원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보담당인 총무 김예은 학생(2학년)은 “SNS로 천체 관측시간 안내 등 동아리 활동을 알리고 제가 직접 디자인한 홍보지를 관측하러 오신 사람들에게 나눠준다”고 밝혔다.

1학년 학생 위주로 모집했고 같은 또래라서 서로 어색함이 없었지만 천체관측 봉사활동에서 천체망원경 관리는 쉽지 않았다. 

이들은 천체망원경의 무게가 무겁기도 하지만 가격도 어마어마해서 실수로 떨어뜨려 렌즈가 깨지기라도 하면 동아리 활동에도 문제가 가는 것은 물론, 학교의 물건이기 때문에 정말 난감한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했다.

김아연 학생은 “나사 하나 잃어버려서 못 쓰는 망원경도 있었고 망원경의 렌즈 통이 없어져 선생님은 물론 저희 동아리원들 모두 곤란에 빠진 적도 있었다”며 이들에게 보물 같은 천체망원경과 있었던 힘든 추억을 떠올렸다. 

이렇게 힘든 만큼 보람됐다는 VOU 동아리는 어떤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천체관측 봉사활동이라며 자부심이 컸다. 

/ 사진 = 김소은 기자
왼쪽부터 조원고 김예은 학생, 김아연 학생, 강의현 학생. / 사진 = 김소은 기자

동아리 활동을 시작할 때 강의현 학생은 “제가 좋아하는 천문학이지만 사실 보통 사람이라면 천체 관측이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껴질까 생각했다“고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걱정과 달리, 강의현 학생은 천체 관측에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고 전하며 ”천체 관측에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고마웠고 또 제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김아연 학생은 “많은 사람들에게 별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시작한 공부를 통해 오히려 제가 얻어가는 것이 많다”며 “저희 봉사활동은 일반봉사처럼 수동적이지 않고 제 손으로 해내는 게 느껴지는 봉사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아연 학생은 “천체를 설명하기 위해 조사하고 망원경을 만져보면서 관측 연습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귀중한 경험이기 때문에, 우리의 봉사활동은 단순히 봉사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닌 얻어가는 것이 많다”고 자랑했다.

이어 김예은 학생은 “저는 문과라서 2학년이 되면 과학 과목이 없어지는 점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렇게 봉사활동을 통해 천문학에 대해 공부할 수도 있고 직접 천체 망원경도 만져보는 게 즐겁다”고 말하며 웃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김아연 학생은 “동아리 인원을 늘릴 것"이라며 “점점 많은 사람들이 저희 봉사활동을 알아주시고 천문학에 호기심에 갖게 하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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