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단] ‘관짝소년단 패러디’ 졸업사진, 과연 인종차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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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자단] ‘관짝소년단 패러디’ 졸업사진, 과연 인종차별일까?
  • 송연서, 이채은 청소년기자
  • 승인 2020.08.25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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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누리꾼들, "주의가 필요했다" vs "검게 칠했다고 인종차별은 아니다"
샘 오취리가 SNS을 통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5명의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을 공개했다.  / 사진 = 방송인 샘 오취리 SNS 캡처 

최근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 의정부고 졸업사진’ 중 ‘관짝소년단’의 패러디 사진에 대해 인종차별이라며 불만을 나타내었다. 

지난 3일, 학교 측은 5명의 의정부고 학생들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유행했던 콘텐츠인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졸업사진을 공개했고, 이는 페이스북에 큰 화제를 일으켰다. 

여기서 ‘관짝소년단’이란, 관을 들고 춤추는 서아프리카 가나의 상여꾼들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이에 샘 오취리는 ‘Uijeongbu High students under controversy for blackface parody’(블랙페이스 패러디 논란이 일고 있는 의정부고 학생들) 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졸업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는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이런 패러디는) 웃기지 않다. 제발 하지 말라. 문화를 따라 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되는 것인가.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는 내용을 게시했다. 

또 “기회가 되면 한번 (해당 학생들과)같이 이야기해보고 싶다”라고 밝혔고, 해당 게시물 하단에 ‘#teakpop’, ‘#nottoblackface’, ‘#nottoignorance’ 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여기서 샘 오취리가 언급한 ‘블랙페이스’라는 용어가 많은 화제가 됐다. 

‘블랙페이스’란, 특히 19세기에 유행했던 것으로 흑인이 아닌 배우가 백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흑인의 두꺼운 입술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장은 흑인에 대한 인종적 고정관념 확산에 기여했고 결국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이 일어나자 인종차별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으며 금기시 됐다.

의정부고 측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인종차별의 의도는 없었다”라며 “사진을 촬영한 학생들에게도 확인한 결과 관짝소년단 사진을 패러디한 것뿐이다 인종차별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샘 오취리는 SNS를 통해 “학생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며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하다. 그 부분에서 잘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어로 쓴 부분(글)이 한국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 게 절대 아니라고 하며 “오해를 드려 죄송하다. ‘Teakpop’ 자체가 한국 K-pop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를 알았다면 해당 해시태그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과 함께 사과의 말을 전했다.

현재 이 사건을 두고 과연 이 사진을 '인종차별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을지, 학생들이 문화를 잘 몰라 발생한 해프닝으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청소년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화성동탄고 심채은 학생(3학년)은 “굳이 얼굴을 검게 칠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인종차별의 문제가 불거진 만큼 주의가 필요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원잠원중 허진영 학생(3학년)은 "미국에선 블랙페이스가 인종차별이 될 수 있는 민감한 문제"이라며 "이번 사건은 학생개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한국 전체의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전했다.

한편, 수원공고 유승완 학생(2학년)은 비하 의도는 전혀 없어 보인다며 “얼굴을 파란색으로 칠한다고 스머프 비하가 아니고, 초록색으로 칠한다고 슈렉 비하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2학년 김수민 학생은 "저 흑인분장이 왜 흑인을 비하하는 의도로 이해를 하는건지 모르겠다"며 "정작 샘 오취리는 다른 방송에서 눈을 찢는 등 동양인 비하의 제스처를 사용했던 방송인으로, 과연 저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수원연무중 2학년 송연서 학생/ 수원 연무중 2학년 이채은 학생

편집/구성 = 김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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