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부르는 통일
상태바
한류가 부르는 통일
  • 박수민 서문고
  • 승인 2016.06.24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재석이 나오는 ‘무한도전’, 싸이의 ‘강남스타일’, 김수현과 전지현이 나오는 ‘별에서 온 그대’, 송중기와 송혜교가 나오는 ‘태양의 후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모두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TV프로그램이나 노래들이다.

‘한류’란 1990년대 후반 시작된 TV드라마, 대중음악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아시아와 세계 전역에서 유행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음식, 전통문화, 순수예술, 책 등이 각 나라 깊숙이 전파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더 나아가 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외국인들은 우리말로 토론까지 한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이러한 한류현상이 우리나라의 통일 안보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가을,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과 한국 내 정착을 돕는 여명학교 교장선생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마치 영화와도 같은 탈북과정과 북한 청소년들의 끔찍한 삶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뒤이어 교장선생님은 더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북한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것에 그치지 않고 옷이나 헤어, 패션 스타일을 따라한다는 것이었다.

폐쇄적인 북한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한류의 영향을 받고 살고 있다니 참 신기했다.

또, 한 인터뷰에 따르면, 대다수의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 탈출 이전에 이미 한국드라마를 통해 한류에 익숙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탈북을 결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문화현상인 한류는 북한 내 청소년과 그 가족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해 주며,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하는 듯하다.

따라서 한류는 장기적으로는 북한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이 생겨나게 하고 북한의 자본주의화를 촉진시킴으로써 북한을 변화시켜 평화로운 통일을 이룩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 뿐 아니라, 한류는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통일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한국의 가수, 영화배우, 탤런트들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가 송중기 경계령이 내려질 정도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재, 한류를 통해 한국과 중국 간에 엄청난 문화적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 국민들의 우호적인 감정은 중국 공산당으로 하여금 북한의 극단적인 결정을 무조건 지지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다.

이렇듯 한류는 남북한 주민간의 이질적인 문화를 하나로 엮어주는 동시에 북한주민들이 자신의 틀을 깨고 밖으로 나오도록 해주며,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지지자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이다.

한류 통하여 통일을 좀 더 빨리 다가오게 하려면 첫째, 통일을 염두에 둔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컨텐츠가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북한 주민의 생활 모습이나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뉴스프로그램을 만들어 짧게라도 방영한다면, 북한 주민들이 객관적인 정보를 접하게 될 것이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 참모습을 빨리 깨닫게 해 주는 계기를 제공해 줄 것이다.

둘째, 한류를 좀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류 컨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는 아마존 같은 곳에서도 무선통신이 가능하도록 헬륨풍선을 쏘아 보낸 구글처럼, 보다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북한주민에게 맞는 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우리 민족인 북한 청소년들에게 좀더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그리고 대중문화를 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한류를 보다 다양하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일 관련 컨텐츠에 관심을 가져야 통일관련 프로그램들이 계속 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가 막장드라마만 좋아한다면 막장드라마만 계속 만들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한류를 통해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다른 민족이 아닌 한 민족임에도 떨어져 지내는 남과 북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류가 북한을 더욱 흔들어 통일의 길이 좀 더 빨라지는 날이 오기를 정말 기대한다.


주요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