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논술 따라잡기] ❶ 논술의 기본은 ‘제시문 독해’와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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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 논술 따라잡기] ❶ 논술의 기본은 ‘제시문 독해’와 ‘요약’
  • 김재호
  • 승인 201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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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께서 흔히 하는 질문이 있다. “우리 아이는 배경지식이 부족한데…” “저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시사이슈도 아는 게 없는데…” 논술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책을 많이 읽고, 배경지식을 많이 알면 논술에 접근하기가 한결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제시문 분석이 관건

논술에서 배경지식은 삶에서 돈과 비유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살아가면서 돈이 없다면 불행할까? 불행할 수도 있지만 행복할 수도 있는 법이다. 흔히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를 꼽을 때 방글라데시를 언급한다. 방글라데시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저개발국가임에 틀림없다. 이런 저개발국가에서 가난하게 살지만 행복지수는 가장 높다는 사실은 돈이 없다고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는 진리를 말해준다. 다만 살아가면서 돈이 많다면 편리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마트나 시장에서 엄청난 양의 장을 본 후 돈이 없다면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지하철에 버스를 타고 힘겹게 집까지 들고 걸어야 한다. 하지만 돈이 많다면 자가용을 이용해 편리하게 집까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논술에서 배경지식이 많다고 꼭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글을 쓰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좋은 글을 쓸 수도 있다. 다만 배경지식이 많다면 논술을 접근하는 데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제시문을 분석하고 논거나 사례를 제시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에 논술에서 배경지식은 그리 중요한 관건이 아니다. 논술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바로 ‘제시문 분석’이다.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논술의 시작인 것이다.

제시문을 읽을 때에는 핵심어에 집중해야

특히 최근 논술고사의 경향을 살펴보면, 제시문의 난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과거에는 『논어』나 『맹자』 『장자』 『국부론』 및 『법의 정신』과 같은 동서양은 고전과 함께 『부의 미래』, 『미래의 물결』 등 미래학 책에서 자주 출제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나 국어 및 문학 교과서에서 자주 나올 뿐만 아니라 신문기사도 종종 출제된다. 이처럼 난이도가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교과서나 신문에서 발췌한 글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읽고 또 읽으며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는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제시문을 읽을 때에는 핵심어나 두세 어절의 핵심문구를 체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핵심어나 핵심문구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끊임없이 훈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핵심어와 핵심문구를 찾는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제시문들 간 연관성을 찾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대학입시 논술문제의 경우 복수의 제시문이 나오기 때문에 제시문들 간에 연관성을 찾아야 문제의 요구에 걸맞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은 모든 문제의 필수요건!

논술에서 제시문 독해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바로 요약이다. 요약은 단국대 등 일부 대학에서 직접적으로 문제로 출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논술고사에서 문제의 요구에 걸맞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요약의 방법을 반드시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논술의 기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논술을 보다 수월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요약을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요약은 제시문 이해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에 제시문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제시문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요약은 단순히 제시문의 문장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요약은 제시문의 내용을 충분히 읽고 완벽하게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어조로 다시 쓰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시문을 읽고 핵심어 및 핵심문구를 선택한 후 불필요한 문장 및 내용을 과감히 버린 후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조로 새롭게 문장을 재구성하는 것은 말한다. 즉 요약은 신문에서 긴 기사를 읽고, 신문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친구 등 주위 사람들에게 간략히 간추려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핵심어 및 핵심문구, 핵심내용을 글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약은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좋은 요약이 될 수 없다. 제시문의 핵심내용을 자신만의 어조로 말하듯이 글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 요약이다.

문제의 요구에 따라 제시문을 요약 분석할 때에는 첫 문장을 ‘문제의 요구에 부합하면서도 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주제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즉 글 전체의 주제문장으로 첫 문장을 시작한 후 다음으로 글의 순서에 상관없이 핵심만 자신의 어조로 정리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서 요약은 역피라미드형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중요한 내용부터 서술하고 점점 중요도가 낮은 내용이나 부연설명 내용을 뒤에 붙여주는 형태로 요약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만 핵심만 정리하기가 어렵다면, 주제문장 다음에 글의 순서에 맞게 중요한 내용을 순서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무방하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중국 송나라의 정치가 겸 문인이었던 구양수(1007~1072)는 글을 잘 쓰기 위한 방안으로 삼다(三多)를 주창했다. 삼다는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말한다. 때문에 배경지식이 부족하다고,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고, 시사이슈에 어둡다고 고민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논술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면 통하는 법이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했으면 한다.

 

 

 

 

 

한양대 국어교육학 석사 

논문, 「대학입시 논술문제 유형화와 지도방법에 대한 연구」

이슈&논술 입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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