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교내건강매점'으로 청소년의 든든한 아침을 챙겨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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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교내건강매점'으로 청소년의 든든한 아침을 챙겨줍시다
  • 장주빈 (야탑중 3학년)
  • 승인 2019.11.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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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수업 집중을 할 수 없는 이유로 ‘배고파서’ 44%로 조사돼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교내 매점 설치가 필요해
야탑중 3학년 장주빈
야탑중 3학년 장주빈

중고등학생이 학교생활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수업, 성적, 꿈, 선생님, 친구… 수업을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일도 중요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또 선생님, 친구들과의 관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잘 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안전’과 ‘건강’이다. ‘성남시청소년행복의회’와 ‘성남시청소년교육의회’에서 청소년의원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많아졌고 그들이 갖는 고민과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학생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어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설령 안다고 해도 교육의 중심과 목표를 높은 성적과 좋은 대학에 두고 있다 보니 때로는 모르는 척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입시 제도를 포함한 교육정책의 잦은 변화에 대해 부모들은 ‘다 너를 위한 거야’ ‘조금만 참으면 돼’라며 자녀들이 해야 할 일들의 가짓수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우선 교실 안을 들여다보자. 일주일에 3~4회 정도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하고 한숨 돌리려고 하면 바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또 수십 개의 대회와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
 
하교한 후에는 편의점에서 허겁지겁 불량식품을 사 먹고 학원으로 달려간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씻고 바로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과외를 해야 하고 학원숙제도 있기 때문이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르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새벽 1~2시까지 공부를 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중학교에 입학하면 대부분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 해낼 수가 없다. 그래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잠을 줄이고 끼니를 대충 때우거나 거르는 것이다.

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학생들의 51%가 ‘밤 12시가 넘어서 잠을 잔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시가 넘어서야 잠을 잔다’는 학생도 19%에 이르렀다. 

‘주중에 아침밥을 1~2회 먹는다’는 학생은 18%였고 단 하루도 먹지 않는다는 학생도 27%나 있었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졸려서’ 49%와 ‘입맛이 없어서’ 24%가 가장 많았다. 또 학교수업 때 집중을 할 수 없는 까닭으로는 ‘배고파서’와 ‘졸려서’가 각각 44%, 24% 순으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친구들을 봐도 부족한 잠은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자는 것으로 해결하지만 졸리거나 입맛이 없어서 아침을 거른 채로 등교하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상태에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성남시의 45개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매점을 함께 사용하는 2개교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학교에 매점이 없다. 또 36개 고등학교 중에서도 40% 정도에는 매점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쉬는 시간에 학교 밖 편의점에 가려고 무단횡단을 하곤 한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끔찍한 상황까지 왔었다. 또 매점이 있다고 해도 과자, 음료수, 간단한 빵이나 만두 등만 파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첫째, ‘건강매점 운영지원안’을 마련해 성남시 중고등학교 교내에 ‘건강매점’을 설치한다. 

둘째,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해 햄버거, 라면처럼 열량만 높고 영양가는 없는 식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죽, 스프, 샌드위치, 과일 등의 판매를 유도한다. 

셋째, 매점 설치가 어려운 학교에는 죽, 스프, 건강빵, 과일 팩 등을 팔 수 있는 자동판매기 설치를 추진한다. 

이렇게 하면 학교 밖으로 외출하는 것을 막아 교통사고의 위험을 없앨 수 있고 아침밥을 못 먹은 학생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학생들의 수업집중도를 높여 학업성취율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교내에 매점을 설치하면 급식 잔반이 늘어날 거다.”, “불량식품이 많이 제공될 거다.”, “현금을 많이 가져와서 학교폭력이 증가할 거다.”라는 이유로 반대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매점 설치를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점과 문제점이 있다 해도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 

단점은 보완하면 되고 문제점은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지금처럼 성장기 청소년들이 불량식품으로 끼니를 때운다면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질 것이다.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국가 전체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 자명하다. 

 

 

편집/구성 : 김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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