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시각] 해외봉사, 귀중한 경험과 행복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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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 해외봉사, 귀중한 경험과 행복을 얻다
  • 이시현 (청심국제중 3학년)
  • 승인 2023.09.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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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라오스에서의 시간은 마음속에 그림처럼 남아" 
그림 = 박시윤

외동으로 태어난 저는 저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을 좋아합니다. 제가 같이 놀아주거나 옆에서 공부를 도와주는 등 저의 작은 도움 덕분에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볼 수 있다면 덩달아 뿌듯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어린 아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의 전래동화책 및 위인전을 번역하는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해외 이솝우화보다 더 재밌는 한국의 전래동화와 훌륭한 우리나라 위인들을 저의 번역 능력으로, 제3세계 아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점이 보람차고 뿌듯함을 느끼며, 2019년부터 열심히 번역봉사활동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번역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던 중, 제가 번역하고 있는 동화책과 위인전들이 전달되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엔으로 해외봉사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 나라의 아이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더 많은 행복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고 올해 7월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의 해외봉사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라오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만나며 같이 놀아주고 소통하고, 교육봉사도 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저의 첫 라오스 해외봉사는 저에게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졌습니다.

평생 제 머릿속 한 부분에서 잊히지 않을 기억은 나노초등학교(이하 나노초) 아이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라오스 비엔티엔 나노초 아이들과 샌드위치와 우유를 나눠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내는 이시현 학생(청심국제중 3학년)모습. / 사진 =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 제공
라오스 비엔티엔 나노초 아이들과 샌드위치와 우유를 나눠 먹으며 점심시간을 보내는 이시현 학생(청심국제중 3학년)모습. / 사진 =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 제공

라오스의 햇빛과 열기는 여태껏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더위였고 가만히 서있어도 쉴 새 없이 땀이 흐르며 선크림을 꼼꼼하게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타다 못해 따가워지는 지경이었습니다.

뜨거운 더위에 시간이 지날수록 저의 행동은 느려졌고, 더위에 지쳐 쌓인 피곤함에 라오스 하늘에 떠 있는 태양마저 원망스러웠습니다. 점점 의욕이 사라질 때쯤 제 눈앞에 여러 개의 반짝이는 눈빛이 한 번에 쏟아졌습니다.

바로 나노초의 아이들의 미소와 환호였습니다.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노초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저희들을 환영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여 환하게 웃어주며 박수를 쳐줬습니다. 아이들의 미소와 환호는 저에게, 그리고 같이 있던 청소년 봉사단원들에게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뜨거운 열정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미소와 환호에 힘입어 첫 날 작은 운동회를 시작으로,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 회원들이 후원한 구충제, 옷, 필기도구 등 후원물품들도 나눠주는 시간을 갖고 나노초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에서 같이 점심도 먹으면서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해외봉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봉사 셋째 날, 교육봉사를 하던 중 나노초 학생들과 함께 한국에서 준비한 그림에 색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색칠을 마치자 나노초 학생들은 다 사용한 색연필을 아무렇게 놔두지 않고 심이 부러지지 않도록 원래 제자리로 조심히 돌려 놓는 모습을 보고 인상이 깊었습니다.

라오스 비엔티엔 나노초 학생들 옆에서 지도하는 이시현 학생(청심국제중 3학년) 모습. / 사진 =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 제공
라오스 비엔티엔 나노초 학생들 옆에서 지도하는 이시현 학생(청심국제중 3학년) 모습. / 사진 = 경기사랑청소년봉사단 제공

저는 삶을 살면서 부모님 덕분에 부족한 것 없이 풍요롭게 살아왔기 때문에 연필이나 색연필 같은 작은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지 않있고, 물론 귀하게 여긴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저뿐 만 아니라, 요즘 제 또래 청소년들도 색연필을 사용할 때 심이 부러졌다 해도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아트박스나 문구점에 가서 새로운 색연필을 구매하고 부서진 색연필은 버렸을 것입니다. 

색연필 하나하나 세심하고 소중히 다루는 라오스의 아이들을 보며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저 뿐 아니라, 제 또래 청소년들도 라오스 아이들처럼 작은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이 끝난 후에는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라오스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유산을 만나며 라오스의 특별한 문화를 체험해보는 등 문화 탐방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5일 동안의 라오스 해외봉사 경험은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버릴 것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은 저에게 '행복'을 주었고, 이 '행복'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보물같은 감정이었습니다.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저는 오랫동안 마음 속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던 빛과 사랑이 한 번에 몸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기분을 느꼈으며, 라오스에서의 여름은 언제나 제 마음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남아있을 것입니다. 

청심국제중 3학년 이시현
청심국제중 3학년 이시현

편집/구성 = 김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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